살아가는 이야기

‘교육감 아저씨’ 만난 초등생들 “일제고사 없애주세요” 하소연

borahmom 2010. 6. 22. 16:23

‘교육감 아저씨’ 만난 초등생들 “일제고사 없애주세요” 하소연

 

 

 심혜리 기자 grace@kyunghyang.com

ㆍ곽노현 당선자 초등교 방문

교육감 아저씨, 일제고사 없애주세요!”

21일 낮 서울 세곡동 대왕초등학교. 급식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이 학교를 찾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가 학생으로부터 당돌한 질문을 받았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가 21일 서울 세곡동 대왕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과 학교급식에 관해 면담을 한 후 학생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있다. | 김정근 기자 jeongk@kyunghyang.com

 

이날 학교 급식실에서 5학년 학생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던 곽 당선자에게 20여명의 6학년 학생들이 머뭇거리다 다가갔다. 그리고 하소연을 했다. 다음달 실시될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를 없애달라는 것이었다. 무엇 때문에 그러느냐는 곽 당선자의 질문에 6학년 박시현양은 “밤 늦게까지 학원에 가느라 힘든데 일제고사까지 치르니 너무 힘들다”며 “일제고사를 반대하신다던데 끝까지 밀고나가 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채윤양도 “이명박 대통령은 교육을 중요시하지만, 우리는 갑자기 학원도 많이 다니게 되고 일제고사까지 치르게 돼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학교 수업에 이은 학원 수업, 중간·기말 고사에다 일제고사 준비로 자유시간을 빼앗겨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쳤다는 게 이들의 얘기였다.

곽 당선자가 아이들에게 “바람대로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하자, 아이들은 “와”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를 쳤다. 학생들은 일제고사를 없애는 대신 현장체험학습과 수영 강습 등을 늘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곽 당선자는 “학업성취도 평가는 현재 법에 의해 교과부에서 전국 공통으로 실시하고 있는 시험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없애기) 힘들다”고 밝혔다. 하지만 곽 당선자의 취임준비위 공약 이행 태스크포스에서는 취임 이후 교육감협의회 등을 통해 학업성취도 평가를 표집 혹은 선택 실시하는 방식을 연구 중이다.

곽 당선자가 이날 방문한 대왕초등학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무상급식과 유상급식이 공존하고 있는 학교다. 서울시 경계에 위치하고 있어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275명의 학생은 시 조례에 따라 시 지원으로 무상급식을 하고 있고, 167명의 서울 거주 학생들은 수익자 부담으로 급식을 먹고 있다. 서울에 거주 중인 한 학부모는 “서울에도 이런 법이 마련되면 학부모들이 자녀를 더 마음 편히 학교에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부러움을 표했다.

다른 학부모는 “학교에 두 자녀를 보낸다”며 “한 달 급식비 10만원으로 방과후교실이나 다른 학습을 시켰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